왜 에스더서에는 하나님이라는 이름이 한 번도 등장하지 않을까? 에스더서는 우리 시대에 무엇을 말하고 있을까?
1. 시대적 배경
- 페르시아 제국 시대 (기원전 5세기 중반경)
구체적으로는 바사 왕 아하수에로(히브리어 아하수에로, 헬라어 크세르크세스 1세)가 통치하던 시기이다.
그의 재위 기간은 기원전 486~465년으로, 에스더 이야기는 이 기간 중 약 기원전 480년경으로 추정된다.
바벨론 포로 이후 시기로, 유다 백성 일부는 고국으로 귀환했지만, 많은 유대인들은 여전히 페르시아 제국 내 곳곳에 흩어져 살고 있었다. - 이스라엘 역사와의 연결
에스더서는 바벨론 포로 귀환 이후 시대를 다루지만, 예루살렘 성전 재건이나 영적 갱신을 다루는 에스라‧느헤미야서와 달리,
이방 땅에서 살아가는 유대인의 생존 이야기라는 점에서 특별하다.
2. 공간적 배경
- 수산 궁
에스더 이야기의 주 무대는 페르시아 제국의 행정 수도 수산 궁이다.
지금의 이란 남서부, 엘람 지역에 있었던 고대 도시로, 페르시아 왕들이 겨울궁전으로 삼았던 곳이다.
왕의 연회, 와스디의 폐위, 에스더의 왕후 즉위, 모르드개의 승진 등 중요한 사건이 이곳에서 일어났다. - 전 페르시아 제국
아하수에로 왕이 다스리던 영토는 인도에서 에티오피아까지 127도(에 1:1)나 되었고, 이는 당시 세계 최대 제국이었다.
하만의 음모와 부림절 제정은 제국 전역의 유대 공동체 전체에 영향을 주는 사건이었다.
3. 에스더서의 주요 특징
- 하나님의 이름이 나오지 않는다
에스더서는 하나님(여호와)의 이름이 한 번도 등장하지 않는 유일한 성경이다.
하지만 하나님의 섭리와 개입은 이야기 곳곳에 드러난다. 에스더의 왕후 등극, 하만의 음모 폭로, 왕의 불면 같은 장면은 하나님의 간섭을 암시한다. - 부림절의 유래를 설명하는 유일한 책이다
부림절은 하만의 학살 위협에서 살아난 날을 기념하는 유대인의 절기로, 지금까지도 지켜지고 있다.
에스더서는 그 유래와 의미를 유일하게 기록한 성경이다. - 이방 땅 수산이 무대이다
대부분의 구약이 이스라엘 땅을 배경으로 하지만, 에스더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전적으로 이방 땅에서 진행된다.
디아스포라 유대인의 삶과 정체성을 조명하고 있는 책이다. - 여성의 활약이 중심이다
에스더는 하나님의 백성을 위해 목숨을 걸고 중재하는 여성 영웅으로 등장한다.
룻기와 더불어 여성 이름이 책 제목에 붙은 유일한 책이다. - 문학성이 뛰어난 이야기 구조이다
에스더서는 정교한 플롯과 반전 구조로 드라마적인 긴장감을 가진다.
하만과 모르드개, 죽음과 구원, 교만과 겸손이 맞바뀌는 이야기 전개는 탁월하다. - 금식이 중심 도구로 제시된다
에스더서는 기도나 계시가 없지만, 민족을 모아 금식을 요청한다.
이는 공동체적 신앙 표현이자, 간접적인 하나님 의지의 고백이다.
4. 같은 여성이 주인공인 룻기와의 공통점, 차이점
1) 에스더서 역시, 하나님의 기적은 단 하나도 등장하지 않는다.
(하나님 이라는 이름조차 등장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름도 나오지 않고 보이지 않는 듯 하지만... 분명히 역사하시는 하나님을 만날 수 있는 책이 에스더서이다.
2) 룻기는 유대 땅(베들레헴)에서 이방인 (룻)을 조명했다면,
에스더서는 그와 반대로, 이방 땅 (페르시아 제국)에서 유대인 (에스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전혀 반대되는 상황과 사람들이지만..
하나님이 어떻게 주관하시고 이끌어가시는지를 음미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